[이 한 그루의 나무] 창덕궁 뽕나무 (천연기념물 제 471호)
창덕궁(昌德宮) 뽕나무 (천연기념물 제 471호)
소재지 : 서울 종로구 와룡동 2-71 (昌德宮 내)
사진 01. 천연기념물 제 471호 창덕궁 뽕나무
창덕궁의 뽕나무는 창덕궁의 관람지 입구 창경궁과 경계를 이루는 담 주위에 위치하며 나무높이 12.0m, 가슴높이 줄기둘레는 239.5㎝ 로 뽕나무로서는 보기 드문 노거수일 뿐만 아니라 창덕궁 내 뽕나무 중에 가장 규모가 크고 수형이 단정하고 아름답다.
예로부터 조선은 농본사회로 '농상(農桑)' 이라는 말에서 전하듯 농사와 함께 뽕나무를 키워 누에를 쳐 비단을 짜는 일은 조선시대 나라의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였다. 나라에서는 궁의 후원에 뽕나무를 심어 가꾸며 일반인들에게 양잠을 권장하였는데, 조선조 궁에 뽕나무를 심었다는 최초의 기록은 「태종실록」(태종 9년 3월 1일)으로 창덕궁 건립 후 태종 9년(1409) 중국 주(周)나라 성왕(成王)의 공상제도(公桑制度)를 본따 궁원(宮園)에 뽕나무를 심도록 명한 것이 공식적인 최초의 기록이다.
「태종실록」 외에 「성종실록」에도 왕이 승정원에 양잠의 중요성을 말하며 후원에 뽕나무를 식재토록 하고, 후원에서 왕비가 친히 누에를 치고 인간에게 처음으로 누에치는 법을 가르쳤다는 양잠의 신 서릉씨(西陵氏)에게 제사를 지내는 "친잠례(親蠶禮)" 를 거행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양잠은 예로부터 나라의 귀중한 산업으로 왕실에서는 뽕나무를 매우 중요시 여겼왔다. 1911년, 창덕궁 후원 주합루 좌측 서향각에서 조선총독부가 양잠소로 만들고 친잠례를 거행하였으며, 주합루에서도 1925년 6월 17일, 1929년 6월 15일, 1939년 6월 26일 친잠례가 거행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위의 기록처럼 창덕궁의 뽕나무는 친잠례 거행 등 궁궐 역사의 일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수목으로 우리가 보호 관리하여야 할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매우 큰 소중한 문화재이다. (지정일 : 2006.04.06)

사진 02-03. 확실히 뽕나무 치고는 보기 드문 노거수이다. 게다가 궁내에 있으면서 조선시대 '양잠'산업의 발달과 연계되어 있으니.. 이만 하면 문화재 가치만큼은 충분하다고 하겠다.
나무를 만나기 위해서는 창덕궁을 입장해야 한다. 그런데, 약간 애매한 부분이 있다. 창덕궁의 입장 방식은 크게 세 가지이다. 일반 관람, 특별 관람, 자유 관람. 일반 관람은 정해진 시간에 안내원을 따라 정해진 코스를 도는 것으로, 대개 후원 영역 중 부용지/정을 지나 애련지/정 앞에서 '불로문'으로 들어서 연경당을 거친 후 돌아나오게 되어 있다. 특별 관람은 일반 관람 대상에서 빠진 옥류천 영역과 낙선재 영역 중 택하여 그곳만 집중적으로 돌아보는 것으로, 비용도 비용이지만 무엇보다도 개방시간 동안 시간당 2회씩 꼬박꼬박 있는 일반 관람에 비해 터무니 없이 줄어든(1일 3회) 시간대가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자유 관람은, 안내원의 제재와 시간의 구애 없이 말 그대로 자유롭게 창덕궁을 돌 수 있는 것으로 창덕궁을 관람하는 입장으로선 꿈의 제도임에는 틀림없으나.. 일반 관람(3,000)의 5배에 달하는 입장료도 부담인데다 무엇보다도 평일(목요일) 하루만 실시한다는 것이, 직장인인 나로선 언감생심일 뿐이다(-_-,,).
왜 이렇게 창덕궁 입장 방식에 대해 장황하게 언급했냐면, 이 나무가 불로문에서 불과 30m 정도 빤히 보이는 위치에 서 있지만, 그곳이 바로 특별 관람이나 자유 관람(그 중에서도 물론 옥류천 코스)을 택해야지만 출입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곳 지킴이에게 통 사정을 했지만 처음엔 제법 깐깐하게 거절한다. 한 사람을 허락하면 결국 너도 나도 몰려온다나? 하긴, 그 분 입장을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더구나, 남의 나라 문화재에 가서 (관광객 입장에선) 그 융통성이라곤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철저한 원칙주의를 경험해 본 바라, 명색이 일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자 유네스코지정 세계 문화유산의 일환인 창덕궁 정도 되는 곳이 그런 원칙주의를 견지한다는 것이 그저 답답하게 보이지만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어쨌든, 여긴 인정 넘치고 사람 좋은 대한민국이다(^^). 나의 간곡한 애원에 결국 지킴이는 '동행을 조건으로' 나무로의 접근을 허락했고, 이 사진들은 그 과정을 통해 얻은 소중한(!) 산물들이다.
사진 04. 보통의 일반 관람은 후원 중 이곳 애련지/정 까지가 끝이며, 천연기념물 뽕나무는 이곳 너머 30m 정도 더 가는 특별 관람 구역 내에 있다.
사실, 지정된 지 얼마 안 된 데다(지정된 지 얼마 안 된 천연기념물 노거수들이 어떤 대접을 받는 지는,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있는 바다) 원체 울창한 후원 숲 속의 한 그루인 지라.. 이 나무를 제대로 찾아 낼 지에 대해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나무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창덕궁 입구에서 나누어 준)와 그 지도상 위치를 번갈아 봤을 때.. "바로 저거다!" 싶은 나무가 과연 있었다. 진작부터, 부용지를 지나 불로문에 접어들면서 이미 이 나무는 눈에 띄었다. (물론, 나무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마저 없었다면... -_-,,) 높이 12m. "애게~" 할 수 도 있지만, 상대가 중키나무(아교목)로 분류되는 뽕나무임을 감안해야 한다. 거기에 궁내에 있으면서 조선시대 '양잠'산업의 발달과 연계되어 있으니.. 이만 하면 문화재 가치만큼은 충분하다고 하겠다. 쫓기듯 보고 온 나무지만, 그걸로 충분하다. 이제 어디 있는 지 알았으니.. 감상은 나중에, 잎 달리고 뽕 열매 열렸을 때에 다시 해도 되지 않을까?
창덕궁에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 답게 천연기념물도 네 건이나 있다. 이 모두가 '老巨樹'이며 이들 중 이제 내겐 천연기념물 제 251호 다래나무 만이 숙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자유 관람시 다래나무를 볼 수 있다" 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남은 일이라곤 언제 15,000 거금을 들고 이곳을 다시 찾느냐 하는 것과 어느 시점에 회사에다 뻥을 쳐서 목요일 빈 시간을 얻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만남일 : 2008.11.02)
사진 05. 천연기념물 제 471호 창덕궁 뽕나무.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창경궁과 인접하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