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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더미 위 두 개의 궁전, 오사카 쓰레기 처리장


“나 혼자 꿈을 꾸면 그것은 한갓 꿈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현실의 출발이다.”
― 오스트리아 건축가, 훈데르트바서

 

예술가로서 자연에 대한 사과


일본을 방문하기에 앞서 오사카에 살고 있는 디자이너 가즈 씨로부터 훈데르트바서의 쓰레기 처리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일본인 가즈 씨는 한국에서 출판된 일본 관광 가이드북에서 오사카의 쓰레기 처리장을 어느 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 없음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쓰레기 처리장과 같은 혐오 시설은 세계 어느 곳을 가든 골칫거리다. 우리나라에서는 월드컵 개최에 맞춰 쓰레기로 가득 찼던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을 공원으로 변모시켜 관심을 이끌기도 했다.

 

현재 이 공원은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휴식처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쓰레기 더미에 다시 나무를 심었으며, 꽃이 폈고, 풀이 자랐다. 사람들은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하며, 공원에 앉아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 아이들은 공원을 뛰어다니고 가족과 친구들이 어우러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다시 자연으로, 사람들 곁으로 쓰레기 매립장을 변모시켰다.


오사카의 쓰레기 매립섬(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근처 오사카 항 인근)에 자신이 믿는 건축을 실현하기 위해서 싸운 한 아티스트의 작품이 있다. 한때 이곳은 도시가 뿜어내는 매캐한 연기와 사람들이 만들어낸 쓰레기로 가득한 회색빛 버려진 섬이었다.

 

오사카 시는 오스트리아 건축가인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 1928-2000)에게 의뢰하여 도시의 배설물로 가득한 이곳에 두 개의 성을 짓고, 쓰레기와 진흙을 처리하고 있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인공의 배설물들을 정화시켜 자연으로, 그리고 우리 삶 속으로 되돌려 보내고 있는 것이다.


가장 지저분하고 더러운 쓰레기 처리장을 훈데르트바서는 마치 놀이공원이나 궁전과도 같이 디자인했다. 또 쓰레기 처리장이 내뿜는 에너지로 도시의 쓰레기를 받아내고 다시 그 쓰레기들을 처리하는 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다. 이 쓰레기 처리장은 자가 발전으로 전력을 조달하고 있다.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풀을 뽑고 나무를 베어내고 땅을 파내야 했다. 훈데르트바서는 이렇게 자연을 파괴해가며 문명을 만들어가는 건축에 대해 건축가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자연에 대해 깊은 사과를 해야 했다. 그의 여러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오사카의 쓰레기 처리장은 이러한 반성의 흔적을 보여준다.

환경은 피부다


훈데르트바서는 의복, 주거, 사회 환경, 그리고 지구까지를 육체의 연장으로서 생각한 사람이다. 그에게 있어서 세계의 모든 것은 나눌 수 없게 결합된 하나의 생명이었던 것이다. 자연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환경은 자신의 피부와 같은 것임을 아티스트로서 표현하고자 했다. 그에게 자연이 다치는 것은 곧 자신이 피를 흘리는 아픔과도 같았을 것이다. 그에게 건축이란 단순히 살기 위한 도구가 아니고, 삶의 방법을 표현하는 중요한 창작 활동이었다.


쓰레기 처리장 곳곳의 창문이나 지붕에는 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으며, 그의 작품에서는 직선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훈데르트바서는 ‘직선은 신을 모독한다’라고 주장하며 구불구불한 마룻바닥을 설치하고 벽면에는 다양한 색깔의 페인트를 입히거나 모양이 제각각인 타일을 붙여,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마을처럼 쓰레기 처리장과 슬러시 센터를 설계했다.

 

또한 쓰레기 처리장 주변에는 녹지 공간을 만들어 건물의 주변에 산책길을 설치하고 나무를 심어 생물들이 숨쉬고 공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훈데르트바서의 동화적인 건축은 일반인들에게는 인기가 많지만 건축가들은 그의 작품들을 유치한 장난이라고 혹평하곤 한다. 또 오사카 시는 쓰레기 처리장의 설계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는 점 때문에 심심치 않게 언론의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에게 난지도공원이 주는 교훈과 혜택만큼이나, 오사카 주민들에게 이곳은 쓰레기 처리장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이다.


한편, 오사카 시 환경 사업국 관리과에 1달 전에 미리 예약을 하면 무료로 공장의 내부를 안내해준다.

박조은 프로그래머

2009/04/27 10:23 2009/04/2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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