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더에이스 쉬프트페달 베어링 작업
주말에 잠깐 시간을 내서 구닥다리 썬더에이스를 잠깐 손봐주었습니다.
평소 벼르고 벼르던 뻑뻑한 쉬프트페달의 허브볼트에 베어링을 넣어 개조해 주었습니다.
이녀석의 쉬프트 페달 고정 허브볼트는 아래 사진처럼 생겨 먹었습니다.
물론 베어링은 안들어 있고, 두툼한 허브가 페달하고 면 접촉에 의한 윤활로 작동하는 구조라서 윤활 초기에는 괜찮은데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구리스가 마르고 조작감이 떨어지는게 단점이더군요.
게다가 일전에 제자리 전도시 재수없게도 마당의 턱에 페달이 딱 걸리는 바람에 볼트와 페달이 살짝 휜 뒤로는 작동감이 영 불량해 지기도 했습니다.
나름 메이저급 메이커의 최상위급 모델인데도 이런 사소한 부분을 들여다보면 역시 일제 바이크들의 한계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제작 단가도 생각하지 않을수는 없겠죠)
접촉부위가 불규칙하게 깎여있고, 일부 녹까지 슬어있는 모습만 봐도 대충의 작동상태가 예상되는군요...ㅡ.ㅡ
사외품으로 나오는 속칭 '빽스텝' 중에서는 일부 베어링이 들어있는 제품들이 있기는 한데,
첫째. 수십만원에 달하는 가격이 부담(=불량)스럽고...
둘째. 라이딩 포지션 변경이 기본인게 마음에 들지않고...
세째. 구닥다리 선더에이스용은 구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운...ㅜ.ㅜ...
등의 이유로 스스로 해결하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훌륭한 장비가 달려서 판매되는 두카티같은 신형 바이크를 구입하면 다 해결되는 문제인데, 결국은 통장잔고 때문에 어쩔수 없이 '돈 적게들고 성취도 높은' 노가다식 작업에 돌입하게 됩니다.
갑자기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ㅡ.ㅡ;
시행착오 끝에 몇주에 걸쳐 주문한 순정의 허브볼트를 대체하는 8x30mm 둥근머리 렌치볼트와 내경 8mm, 외경 12mm짜리 깊은홈 실드 볼베어링 세트.
소형 베어링 중에서도 내경-외경 차이가 불과 4mm밖에 안되는 제품이라서 안에 들어있는 강구의 크기도 상당히 작습니다.
결합모습.
세번째와 네번째는 베어링을 분해해서 나온 내륜으로 스페이서 용도입니다.(강도가 무지 높아서 스페이서로 딱 좋더군요)
순정과 비교.
아무래도 순정에 비해서는 강도가 낮을수 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일단 하중이 그렇게 많이 걸리는 부위도 아니거니와 전도해서 지면에 접촉하는 정도가 아니면 무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혹시몰라서 들어가는 베어링의 갯수는 안쪽 2개+ 바깥쪽 2개로 총 4개를 넣어 주었습니다.
화이트밸런스가 제각각이군요...이궁...ㅡ.ㅡ
장착모습.
바이크 위에 앉아서 시험삼아 밟아보니...
오오...베어링의 이 작동감이란...
순정하고 확실이 다르네요.
역시 면접촉 윤활의 링크 기구가 페달하고 쉬프트 액슬 중간에 두개나 들어가 있지만, 장착 후에 페달을 밟아보니 미션 저 안쪽에서 쉬프트액슬이 작동하는 느낌이 발끝에 전해오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내구성이야 이제부터 타봐야 알겠지만, 일단 실드베어링이라 외부 오염에 영향이 적을테고, 구리스가 말라버린다고 해도 순정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뻑뻑해지는 느낌은 전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클러치/브레이크 레버, 브레이크 페달에도 베어링을 넣어 주었으면 좋겠는데, 사이즈를 재보니 적당한 베어링도 없겠고, 보통 노가다가 아닐 것 같아서 그냥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혹시나 비슷한 구상을 하고계신 오너들이 계시면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 바이크를 손보는 내내 추운 마당 옆에 서서 괜시리 이것 저것 별것도 아닌 얘기를 건네시는 어머
니...
이젠 닦아도 잘 지워지지 않는 바이크의 시커먼 때를 보면서... 약을 드시고 물리치료를 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어머니의 무릎관절을 곁눈질로 번갈아 보면서 왠지 시간의 야속함을 느낍니다.
버리고 새로 사면 그만인 하찮은 고철 덩어리를 노상 조물락거릴 것이 아니라, 이젠 할머니가 다 되
어서 기다려주시지도 않는 어머니 무릎을 한번이라도 주물러 드려야 할것을... 하는 생각에 아파트
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그래도 언제라도 보고 싶으면 문화동에 들러 얼굴을 뵐 수 있고, 현관문이 열리면 여느때처럼 '민수
냐?' 하고 반겨주시는 어머니가 계시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두분 모두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