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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 공부방 칼럼] 초등 학부모/선생님을 위한 오답노트 이야기1


오답노트를 해야만 하는 이유

이지은 선생님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공학 석사 과정 중
케이스 스터디 플래너 컨텐츠 총괄
현재 (주)TMD교육그룹 TMD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노트 한권으로 대학가기/뜨인돌]의 저자
시기별 공부법, 학년별 공부법, 노트 필기법 등 학습법 전문가

학원에서 초등학생들을 가르칠 때의 일입니다. 공부도 잘 하고 행동도 반듯해서 보기만 해도 마음이 뿌듯해지는 녀석이 있었는데 공부 잘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녀석이 대뜸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엄마가 오답노트를 만들라는데 저는 하기 싫어요. 그냥 틀린 문제 다시 공부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평소에 이 학생의 학습 태도와 스타일을 보아오던 터라 순간적인 투덜거림이 아님을 알 수 있었지요. 자신이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결과 오답노트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스스로 납득할 수 없으니 엄마가 하란다고 오답노트를 만들기는 싫은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오답노트를 꼭 해야 하는 이유를 엄마가 어찌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오답노트가 중요하다는 말은 들었으니 아이에게 권하였는데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하니 학부모님들도 당황스러운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학부모님들이라 하더라도 “틀린 문제를 다시 공부해야 취약점을 보완하여 공부를 더 잘할 수 있는 거야.”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그럼 오답노트를 꼭 만들어야 해? 그냥 틀린 문제를 다시 한 번 공부하면 되잖아.”라고 대답한다면 대책이 없습니다. 공부를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오답노트만 안 만들 뿐이라는 아이의 논리와 근거에는 빈틈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럭저럭 넘어가기는 하지만 뭔가 찜찜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답노트가 정말 중요할까요?


1. 틀린 문제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공부를 하는 과정 중 가장 먼저, 쉽게 접하게 되는 것이 문제를 푸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를 푸는 것은 새로 배운 것을 잘 이해했는지 점검하고 나의 실력을 점검하기 위한 기능을 할 뿐입니다. 문제를 푸는 과정이 공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집을 몇 권 끝냈는지 보다 틀린 문제를 얼마나 철저하게 학습에 활용하였느냐에 따라 학습의 효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조금 더 명료하게 말하자면 문제를 푸는 이유는 ‘모르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라는 것이지요. 풀이한 문제를 맞은 것에 대해 칭찬을 받고, 그것을 뿌듯해하는 방법으로 공부 습관이 길들여진 아이들은 틀린 문제에 관심을 갖는 법을 모릅니다. 왜냐 하면, 틀렸다는 것이 부끄럽고 숨기고 싶어 빨리 넘어가려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틀린 문제를 보아서는 나의 취약점을 찾기도 보완하기도 어렵습니다. 어린 학생들일수록 틀린 문제를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학부모나 지도 교사는 틀린 문제를 꾸짖지 말아야 하며(틀린 개수대로 매를 맞는 방법은 아주 치명적이다.), 맞은 문제에 대한 과다한 칭찬도 삼가야 합니다. 맞은 문제는 표시를 하지 않고 틀린 문제에만 별표, 혹은 하트를 그려주며 틀린 문제를 함께 풀어 준다면 틀린 문제를 통해 공부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2. 오답노트를 만드는 이유는 나의 약점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기 위해서이다.
틀린 문제를 통해 자신의 취약점을 발견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함이 오답노트를 만드는 목적이라고 했습니다. 성적을 올리는데 그보다 더 쉬운 방법은 없습니다. 자신의 취약점을 알지 못한다면 잘 할 수 있는 부분까지도 계속 공부하게 되는 비효율적인 학습투자를 하게 됩니다. 가장 필요한 것을 학생에게 잘 맞는 방법으로 공부한다면 성적이 안 오를 리 있겠습니까? 오답노트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최적의 도구입니다. 다섯 개의 보기 중 두 개의 후보만 남겨둘 때의 헷갈림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무엇이 답인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틀리고 말았다면, 무엇 때문에 헷갈렸는지, 이 문제가 묻는 핵심은 무엇인지, 내가 꼭 알아야 할 풀이 과정은 무엇인지, 다음에 언제 다시 복습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것을 기록하는 것이 오답노트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이야기한 학생처럼 ‘틀린 문제를 다시 풀기’로 오답노트를 대신한다면 갈등한 번호 중 나머지 하나를 답으로 쓰고 말 것입니다. 당연히 다시 푼 것이 맞았으니 선생님이나 학부모는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겠지요. 그런데 다음 시험에서 같은 주제로 다른 유형의 문제가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답노트를 정리하지 않은 학생은 ‘이거 알았었는데~’를 연발하며 머리를 싸맬 것이고 보기 두 개 중 무엇을 답으로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악순환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학교, 같은 학원에 다니고, 성실히 공부를 하지만 성적의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초등학생들이라도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에는 탁월하기 때문에 학부모든 선생님이든 학생을 지도하는 방법에 확신이 없다면 학생이 내세우는 논리에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오답노트가 주는 학습효과는 대단합니다. 오답노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냥 하라면 해’로 얼버무리지 말고 오답노트의 효능을 이야기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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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2 10:19 2010/02/0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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