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버드나무 푸른 잎을 보면 그때가 생각나요
수양버드나무 잎을 보면 그때가 생각납니다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그도 추운 겨울이면 온돌부엌에 소에게 먹일 소죽을 끓이느라 아침, 저녁으로 날이면 날마다 시도때도없이 땔감나무를 아궁이가 터지도록 몰아넣고 불을 지폈기때문에 겨울추위가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다
그러나 때는 왔다. 정말로 추위가 무엇인지 첫 경험을 한것이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넘실거리는 36년전인 1971. 8. 1순천중앙국교에 집결하여 야간 군용열차를 타고 연무대에 도착했다. 4대의무중의 하나인 병역의 의무를 시작하는 그날이었다
수용연대에서 거의 1주일간의 절차를 거쳐 제2훈련소에서 6주간의 기본훈련을 마치고 이등병계급장을 달때의 기분은 지금도 잊을 수 가 없다. 눈물이 핑 도는 그런 짜릿함이 온 몸에 퍼져 왔다. 다음 코스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101보충대를 거쳐 다시 103보충대로 이동의 연속이었다
내가 살던 고향 전라남도 보성군 두메산골을 떠나 충청남도에서 여름을 보내고 겨기도를 경유해서 강원도에 이르렀을때는 이미 여름은 아니었다. 생전처음으로 경험해보는 다른 지역에대한 온도나 기후등이 새롭기도 하고 신기할 뿐이었다
화천군 다목리라는 지역의부대에서 자그마치 8주간의 연속되는 훈련의 연속이었다. 어느날 밤 된서리가 온 다음날 햇빛을 받은 지상에 올리와 있는 모든 푸른 잎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들 그대로 말라져버리는 것이다. 남부지방에는 한겨울에도 배추가 그대로 겨울을 나기도 하는데 수확을 못해버린 배추포기는 그대로 굳어져 버린 화석과도 같은 모습으로 변해 버렸다
그때 내무반에 빼치카에 불을 지핀다고는 하지만 그때 온몸으로 그리워지는 고향의 온돌방 아랫목을 생각하면 그렇게 간절하고 그리워지는 걸 어떡하랴. 냇가물에 한 번 손을 씻는 순간이면 그 느낌은 차가움의 한계를 벗어나 그야말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느낌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런 경험의 시간들이 흘러가던 지금은 그때가 어느 날짜인지는 기억에 없지만 역시나 또 군용열차를 타고 광주에 도착해서 상무대에 이르는 길에 이슬비같은 새벽비가 묻어있는 모습이었다. 우선 눈에 뜨이는게 가로수의 수양버드나무 가지의 잎이 그렇게 다정한 친근감으로 다가왔다
배추밭에는 아직 결구가 되지않은 배추잎이 아직도 한창 넘실넘실 자라고 있고 기분은 그야말로 고향 온돌방에 들어와앉은 그런 기분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분속에 이듬해인 3월 11일 포병학교 144쥬트기인 측지 14기 과정의 16주간을 고향의 품에서 교육을 받았다
지금으로부터 36년전인 1971년과 1972년의 훈련기간을 생각하면 그중에 이계절에 수양버드나무 잎을 바라보노라면 새삼 그때의 추억이 스멀스멀 숨김없이 기어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할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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